오다이바

레인보우 브릿지를 건너 위치한 인공섬
연휴 기간이라서 딱히 갈 곳은 없었지만 그래도 멍하니 가만있을 수만은 없어서 일단 나가기로 했다. 여행책자를 뒤져 도시에 해변이 있는 오다이바로 가기로 했다. 오다이바는 해변도 있고 주변에 카페와 방송국도 있어서 구경할 것이 많다고 해 거기로 가기로 했다.
일단 오차노미즈역에서 도쿄역까지 걸어가는 도중 도쿄돔을 보게 되었는데 놀이공원과 어우러져서 도시를 거부감 없이 즐길 거리로 만들어놨다.
건물과 놀이공원이 하나가 된 듯 건물 사이 사이를 돌고 있어서 자연스러움과 스릴감을 두 배로 만들어 주는 것 같았다. 하지만 연휴라 개방하지는 않았다.
언제나 그렇듯 일단 나오면 먹을 거부터 찾아 나서는 터라 형수가 추천하는 몬자야끼를 먹기로 했다. 유라크초역을 지나 츠키시마에서 몬자야끼를 먹었는데 오코노미야끼랑 몬자야끼 거리라고 해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음식점에서 많이 팔고 있었다.
몬자야끼는 오코노미야끼와 비슷한 것이긴 한데 좀 더 차지다고 해야 되나 하여간 특이한 맛에 역시나 양념이 강했지만 독특한 맛이 여자들이 특히 좋아할 거 같았다.
내 입맛에는 몬자야끼가 오코노미야끼보다 더 맛있다에 한 표 주고 싶다.
몬자야끼를 먹고 부른 배를 잡고 오다바이로 발길을 옮겼다.

오다이바를 가기 위해 린카이센 전철을 타기 위해 올라갔는데 창문 밖으로 니혼텔레비젼본사와 도쿄 스카이트리가 보였다. 니혼텔레비젼본사에 있는 시계로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 디자인했다고 한다. 시계는 3시에 움직인다고 한다. 하지만 시간상 볼 수가 없어서 좀 아쉬웠다. 실제로 못 보더라도 인터넷에 찾아보면 시계 움직이는 동영상이 올라와 있다.
전철을 타고 레인보우 브릿지 위로 바다를 가로질러 가면서 보는 풍경도 괜찮았다. 무인으로 움직이는 전철 안에서는 앞뒤로 시원하게 볼 수 있다. 맨 앞 자석은 친절하게 갈 때 탔으면 올 때는 양보하라고 친절하게 쓰여있다.

멀리 대관람차 자이언트 스카이휠이 보이고 잠시 후 오다이바 해변 공원에 도착하니 역시 일본도 겨울이라 추웠다. 바닷바람도 차가웠고 특히 기온보다 바람이 너무 많이 불어 체감 온도가 더 낮게 느껴졌다. 내리자마자 보이는 자유의 여신상을 보면서 웃음이 나오기도 했지만, 주위에는 많은 관광객과 연인들이 사진을 찍기 위해 몰려 있었다. 나도 얼른 관광객모드로 돌입 바로 옆에서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하지만 추워서 떨었는지 사진들 대부분이 흔들려 있었다.
오다이바 공원 자유의 여신상을 뒤로 한 오다이바 해변에서는 광고촬영을 하는지 모델과 사진작가가 열심히 셔터를 누르고 있었다. 외국인 모델은 추운 날씨에 얇은 옷을 입고 포즈를 취하는데 너무 추워 보였다.
나도 한 컷 정도 찍었어야 되는데. ㅎㅎ

해변 건너편에 보이는 후지TV로 가기 위해서는 건물 앞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위로 올라가면 위에 열기구 모양의 전망대로 가는 엘리베이터가 있다. 물론 유료다. 올라가면 기념품 판매점이 있고 특히 살 게 없어서 다시 내려가기 위해 에스컬레이터를 타면 5층에 공개된 스튜디오와 각종 후지TV 선전도 볼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수출된 드라마 포스터도 걸려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후지TV를 후다닥 돌고 딱히 볼 게 없었다.
밖으로 나와 해변으로 갔지만 바람이 역시나 많이 불어 덱스 도쿄 비치 아일랜드 건물로 가서 차를 마시기로 했다. 하지만 1층에 커피숍이 있고 위층에는 겨울이라고 테라스는 오픈하지 않았고 뷔페레스토랑 안에서만 커피를 마실 수 있게 해놨다.
좀 어색하지만, 남들은 뷔페를 열심히 왔다갔다 먹고 있을 때 형수랑 나는 우아하게 커피와 녹차만을 마셨다. 그 짧은 티타임도 몸을 녹이기에는 적당히 따뜻했다. 차를 다 마시고 나오니 먹지도 않은 뷔페음식 냄새로 가득 찼다. 차만 마셨는데 마치 뷔페를 먹은듯한 효과.